어떤 가수의 공연을 가게 되었다.
같이 간 친구는 이 가수가
항상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한다고
이번에도 기대하면 좋을거라고 말했다.
썩 내키지않는 펑크 밴드였던것 같다.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전자기타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검고 빨간 옷의 고딕 로리타 스타일의 옷을 입은
검게 화장한 여자보컬이 등장했다.
시끄럽게 소리를 질러대고, 악을 써댔다.
무대 뒤에서 드르륵-하며 옷을 다 벗은 앙상한 여자가 끌려나왔다.
온 몸이 파란 핏줄이 서있는게 보일만큼 창백한 여자였다.
이미 정신은 잃은 상태였고, 배가 나와있고, 쳐져있었다.
임신은 아닌 듯했다.
곧 여자보컬이 나체의 여자의 배에 칼을 찔러넣고,
밑으로 내리 그었다.
내장과 피가 쏟아지고, 여자보컬은 펄쩍펄쩍 뛰며 계속 노래를 했다.
창백한 여자는 다른 사람에게 잡혀있어 쓰러지지도 못했다.
중력의 법칙에 따라 내장과 피가 바닥에 떨어져 흥건하고 미끌했다.
사람들은 열광하는 사람 반, 경악하는 사람 반이었다.
나는 경악했고, 내 친구는 열광했다.
여자보컬은 내장과 피가 흥건한 무대를 지근지근 밟아댔다.
내장이 터지고, 피가 튀며 광기어린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여자보컬의 시선이 느껴졌다.
내 몸도 이미 피를 좀 뒤집어쓴 체였다.
워낙 그 여자보컬과 가까이 있어서였을까.
몸이 얼어붙어 도망가고싶은 마음이 든 것도 조금 후였다.
멍했던 정신이 들며 피비린내 나는 그곳을 벗어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여자보컬에게 열광하는 눈이 뒤집힌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수많은 인파를 거슬러 문쪽으로 한걸음씩 옮겼지만
어쩐지 계속 같은 자리였다.
...꿈에서 깨보니 시간은 새벽 4:00.
섬칫함에 5시 30분에 가야하는 운동도 가야겠다고 생각못했다.
너무 무서움에 한동안 이불을 뒤집어쓰고, 한기를 몰아내려
전기장판을 최대로 틀었다.
아. 최근 10년동안 꾼 꿈중에 최고로 무서웠다.